달밖 DalBak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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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달: 합천 황매산, 차로 오르는 억새 평원

황매산은 억새 한가운데까지 가장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산입니다. 해발 약 850m의 정상주차장까지 차로 오를 수 있어서 무릎이 걱정되거나 긴 오르막이 자신 없는 사람에게 이번 호에서 가장 먼저 권하는 곳입니다. 억새철에는 30만 명 가까운 등산객이 찾고 지난해 억새축제에만 6만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주말이라면 오전 일찍 올라가야 정상주차장에 자리가 있습니다.

어떤 곳인가

정상은 해발 1,113m이고 그 아래 능선에 60헥타르가 넘는 억새 군락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평원은 1984년 축산 장려 정책으로 들어선 대규모 목장 자리에서 시작됐습니다. 소와 양이 독이 있는 철쭉은 먹지 않았고 목장이 문을 닫은 뒤 그 자리를 철쭉과 억새가 채웠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가 같은 능선을 덮습니다. 트인 평원과 산성이 어우러진 풍경 덕에 「태극기 휘날리며」, 「안시성」, 「말모이」 같은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됐습니다.

이 계절에 볼 것

억새는 10월 중순부터 절정에 들어 11월 초까지 이어집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억새축제가 10월 17일부터 25일까지 열립니다. 정상주차장에서 20분쯤 걸으면 억새 평원 한가운데에 섭니다. 날이 맑으면 정상에서 합천호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까지 보입니다.

어떤 코스가 있나

등산로는 여덟 갈래입니다. 가장 가벼운 길은 정상주차장에서 억새 군락을 지나 정상을 찍고 돌아오는 원점회귀입니다. 철쭉계단과 전망대, 하늘계단, 별빛언덕을 도는 순환은 성인 기준 두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아래에서 걸어 오르고 싶다면 신촌마을에서 정상까지 2.7km 길이 가족에게 맞는 편입니다. 한 시간쯤이면 정상에 닿습니다. 바위를 좋아한다면 모산재 코스가 있습니다. 기적길이라 불리는 이 코스는 합천8경의 하나인 모산재(767m)까지 돛대바위와 득도바위, 순결바위가 이어지는 암릉입니다. 모산재 위에는 한국 제일의 명당으로 알려진 무지개터가 있습니다. 모산재 주차장에서 황매산 정상까지는 4.5km, 편도 세 시간 안팎입니다. 능선을 더 길게 잇는 다섯 시간짜리 길도 있습니다.

어떻게 가나

차가 가장 편한 산입니다. 정상주차장까지 도로가 나 있어 억새 한가운데로 바로 들어갑니다. 축제 기간 주말에는 아래쪽 덕만주차장과 은행나무주차장 사이에 셔틀버스가 다닙니다. 대중교통은 불편한 편입니다. 합천과 산청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서 시외버스로 합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간 뒤 군내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황매산 쪽 군내버스는 한 시간 넘는 간격으로 다닙니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당일에 다녀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액티비티의 스팟

간 김에

빛 공해가 적은 곳이라 밤하늘을 찍으러 오는 사람이 많고 능선 위 황매산성이 별 사진의 단골 배경입니다. 은하수는 봄부터 여름 밤이 제철이지만 가을에도 별은 도시와 다르게 쏟아집니다. 하루를 더 낼 수 있다면 같은 합천의 해인사를 이튿날로 잡으세요. 두 곳을 하루에 넣으면 차 이동과 걷는 시간이 빠듯합니다. 영화 촬영지를 좋아한다면 같은 군의 합천영상테마파크도 황매산과 함께 도는 곳입니다.

사진: 윤종구, 「황매산의 가을 억새」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공공누리 제1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