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은 이번 호에서 가장 늦게 절정을 맞는 곳입니다. 이 글이 나가고 두 주쯤 지나 산이 가장 붉어집니다. 걷는 사람의 수준을 가리지 않는 산이라 골랐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의 안전장비 대여를 하는 공원이라 등산화나 스틱 없이 와도 탐방지원센터에서 빌려 쓸 수 있습니다. 절정 주말에는 사람이 몹시 몰리니 해가 뜰 무렵 도착하는 편이 낫습니다.
어떤 곳인가
정읍과 장성에 걸친 국립공원으로, 말발굽처럼 둥글게 이어진 여덟 봉우리가 내장사를 감싸고 있습니다. 단풍 명소로 이름난 이유는 애기단풍입니다. 당단풍나무가 중심인데 잎이 작고 얇아서 아기 손바닥처럼 보입니다.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신나무 같은 다른 단풍나무도 섞여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을 이 산으로 옮겨 지켰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절의 자리도 한 번 옮겨졌습니다. 지금의 내장사 안내판에는 옛 영은사 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옛 내장사 터는 서래봉 아래 벽련암이라고 소개됩니다.
이 계절에 볼 것
산림청 예측으로 올해 내장산 단풍은 11월 4일께 절정에 이릅니다. 대표 풍경은 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단풍터널입니다.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길 양쪽에서 가지를 맞대고 하늘을 붉게 가립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단풍 속에 앉은 내장사가 나타납니다. 입구 쪽 연못 위의 정자 우화정도 들러야 할 곳입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에서 이름을 얻었고 내장산에서 가장 먼저 단풍이 드는 자리로 꼽힙니다. 지금의 정자는 2016년에 한옥 양식으로 다시 지은 것이고 이른 새벽에는 물안개가 연못 위에 깔립니다.
어떤 코스가 있나
사찰 둘레를 걷는 자연관찰로는 일주문에서 내장사와 원적암, 벽련암을 돌아오는 길로 1시간 20분쯤 걸립니다. 서래봉 코스는 벽련암을 지나 서래봉과 불출봉을 도는 5.9km 길로 네 시간쯤 걸립니다. 서래봉 아래 구간에는 바위 밑으로 가파른 철계단이 여러 번 나옵니다. 여덟 봉우리를 모두 도는 능선일주는 11.7km에 일곱 시간쯤 걸립니다. 능선에는 샘이나 계곡이 없어서 물을 넉넉히 챙겨야 합니다. 걷기 어려운 일행이 있다면 케이블카로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붉게 물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맑은 날 서해가 보인다고 해서 망해봉이라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도 이 능선에 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연자봉까지는 30분 동안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같은 날 같은 입구에서 일행이 각자 체력에 맞는 길을 고르면 됩니다.
어떻게 가나
차로 간다면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두고 다리를 건너 일주문까지 셔틀버스를 탑니다. 기차로도 가기 좋은 산입니다. KTX와 SRT가 서는 정읍역까지 서울에서 두 시간이 채 안 걸립니다. 정읍역에서는 171번 시내버스가 내장산 입구까지 45분쯤 걸리는데 배차 간격이 길어서 택시를 타면 20분쯤에 닿습니다.
이 액티비티의 스팟
간 김에
같은 내장산국립공원 남쪽 자락, 전남 장성에 백양사가 있습니다. 이곳도 애기단풍으로 이름났고 계곡 위 누각 쌍계루가 물에 비치고 그 뒤로 백학봉 바위 봉우리가 서 있는 풍경이 유명합니다. 백양사는 내장산보다 조금 이르게 물들어서 두 곳을 하루 차이로 보면 단풍의 앞뒤를 모두 봅니다.





